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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내년에도 ‘穩中求進’

곽복선(郭福墠) 경성대 중국학과 교수 |입력 2016-12-27 22:12
중국의 경제사령탑 리커창 국무원 총리
정말 중국답다. 6년 연속 똑같은 경제정책기조다. 정권이 바뀌고 경제사령탑이 모두 바뀌어도 변함없는 경제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정권만 바뀌면 모든 것을 뒤집어 놓아야 속이 풀리는 우리나라에선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연말이 되면 중국경제를 다루거나 중국과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에게는 다음 해 중국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어떨지가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다. 거기에 맞춰 사업방향을 가늠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년 연말 개최되는 중국공산당의 중앙경제공작회의(中央經濟工作會議) 내용이 중요한 지표 역할을 한다.
중국경제정책의 기조를 결정짓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중국 3세대 지도부를 이끌었던 장쩌민(江澤民) 주석 시절 ‘덩샤오핑(鄧小平)이 건설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이론 및 당 기본노선 견지’를 주제로 1994년 11월 28일에 개최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그 이후 공산당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전원과 국무원의 최고 지도층 및 성·시·자치구 대표, 주요 부처 및 금융기관 책임자 등 약 450명이 참석해 다음해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공식회의가 되었다. 매 5년마다 개최되는 중국공산당 전체회의(2017년 19기 전당대회 예정)의 세 번째 중앙위원전체회의(3중 전회)가 중국의 중장기 정책 로드맵을 제시하는 회의라면, 매년 연말 개최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3중 전회에서 논의된 주요 의안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경제정책과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경제회의이기 때문에 중국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은 반드시 눈여겨봐야 하는 회의다.

◆ 중국 정부, 6년째 똑같은 안정 속 성장(穩中求進) 정책

올해 12월 14~16일 3일간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경제공작회의는 2017년 경제정책 기조를 ‘안정 속 경제성장’인 ‘온중구진(穩中求進)’으로 확정하였다. 후진타오(胡錦濤) 정권 말기인 2011년 처음으로 온중구진이란 정책기조를 발표한 이래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들어서서도 현재까지 똑같은 정책기조다.
이러한 경제정책 내용은 매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국무원 총리의 정부업무보고를 심의하여 최종 결정하는 형식적 절차가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중국공산당의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결정되고 있다. 아마 우리나라에서 정권이 바뀌어 7년 연속 전 정권과 똑같은 정책기조를 정부 및 집권여당이 가지고 간다면 주요 언론, 학계, 야당 모두 벌떼처럼 일어나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너희 무엇 하느냐고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시위를 할지도 모른다. 이런 정책의 지속성 부분이 중국의 국가정책과 우리나라 국가정책의 커다란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실질적이며 현실적인 중국정부의 끈질김과 두터운 배짱(?)이 부러운 대목이다.

◆ 통화 및 부동산 정책, 조이는 쪽으로 선회

중국의 최근 경제성장률 추이
이번에 결정된 2017년 경제정책의 기조인 온중구진의 내용은 예년의 온중구진 기조와 같으면서도 다른 면이 나타난다. 불변 속의 작은 변화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우선 경제성장률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 이번에도 없었다. 후진타오 정권까지만 해도 차년도 목표 경제성장률이 제시되곤 하였는데 시진핑 정권 들어서서는 중저속 성장의 신창타이(新常態·뉴 노멀)경제를 선언하면서 구체적인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국가예산의 적극적 활용과 세수조정정책에 방점이 찍히면서 이전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지만 금융리스크 예방을 강조한 안정적 금융정책의 경우 2016년 완화기조였던 것과 달리 금리인상 등 다소 통화긴축기조로 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위안화의 환율 역시 예년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균형수준에서 안정시키겠다.’고 발표하고 있는데 정부가 상당 부분 지속적으로 환율을 관리 하겠다는 것으로 미세한 조정을 통한 평가절하 기조 지속의 의미가 있다.

◆ 공급 과잉 구조조정, 농업 구조 개혁도 추진
중국은 최근 7년째 안정 속 성장이라는 ‘온중구진(穩中求進)’을 경제정책 기조로 결정했다.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이끄는 경제팀이 2016년부터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공급 측 구조개혁 심화는 당연히 주요 정책의 하나로 들어왔다. 철강, 석탄 산업 분야의 과잉 생산능력의 조정, 지방 도시들의 부동산재고 문제 해결, 기업의 채무율 감소, 감세 및 각종 행정비용, 생산요소비용 인하를 통한 비용감소, 빈곤계층과 지역 해소가 중점이 된 공급 측 구조개혁을 더욱 심도 있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에 주요 정책으로 추가된 것은 농업부문의 공급 측 구조개혁으로 환경친화형 우수품질의 농산품 공급, 표준화생산, 브랜드 확립, 품질감독강화, 토지유통문제, 농촌재산권제도 확립 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창조혁신이 이끄는 경제발전과 고품질제품과 서비스 공급이 핵심이 되는 실물경제의 육성과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추진이 구조개혁의 4대 정책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과열현상을 보였던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에 대해 강력한 정책의지를 표명한 것은 2017년 중국경제가 금리인상 등 통화긴축기조로 전환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정리해보면 중저속 성장(6% 대), 적극적 재정정책, 안정적이면서 다소 긴축적인 금융정책, 공급 측 구조개혁의 지속, 농업분야의 구조개혁,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환율의 안정화 등이 2017년 주요 경제정책방향이 되고 있다. 각 항목별로 세부적인 정책사항들이 속속 발표되고 시행되겠지만 중국비즈니스와 연계된 기업들은 기업별 상황에 맞추어 이러한 중국경제정책의 전체적 흐름을 참고하여 중국 진출 전략을 짜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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