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특별기고 /신인균

대북(對北) 선제타격, 이렇게 한다

신인균(辛寅鈞) (사)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입력 2017-02-14 06:02
미국 정치권에서 연이어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빈센트 사령관은 전시 한반도 전구(戰區·전쟁,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작전의 지휘관이기 때문에 그의 선제 타격 언급은 미국이 가까운 시일 내에 대북 군사행동을 실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동안 미국의 대북 군사조치 언급은 외교적 수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한반도 일대의 군사력을 대대적으로 증강하고 있는 움직임을 고려하면 이번 언급은 단순한 정치적 메시지에 국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만약 미국이 대북 선제타격을 한다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선봉은 대규모 공습

북한은 주체사상이 지배하는 사실상 절대왕정 체제다. 이러한 체제 하에서 국가의 모든 인적·물적 자원은 수령 결사옹위를 위해서만 존재하며, 인민은 수령과 당의 영도 없이는 그 어떤 행위를 할 수도, 해서도 안 된다. 즉 북한 최고 지도부가 제거되고 지휘통신망이 붕괴되면 120만 북한군은 그대로 마비된다. 최근 군 안팎에서 자주 등장하는 ‘참수작전’이라는 개념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했다.

전쟁의 발발은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다. 그것이 핵실험이든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든 북한의 도발은 곧 미국의 군사 조치로 이어지는 방아쇠가 될 것이다. 대북 선제타격을 위한 군사력 전진 배치는 키리졸브 / 독수리연습 준비를 명분으로 2월 말 이전에 대부분 전개를 끝낼 예정이다. 현재는 핵과 미사일 개발, 이집트나 시리아 등과의 불법 무기거래 등 명분을 착착 쌓아가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실제 군사 행동은 올해 1/4분기를 넘기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전략적 도발을 감행하면 한미 양국은 즉각 UN 안보리에서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을 추진함과 동시에 예방적 자위권 행사를 명분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작전 실행 절차에 돌입한다. 이러한 선제 타격의 목적은 북한 지휘부의 신속한 제거와 대량살상무기 회수에 있으므로 기존에 수립된 전면전 작전계획인 5027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선제타격의 선봉이 될 F-22A 전투기. F-22A는 스텔스 능력 뿐 아니라 강력한 전자전 능력 등을 갖췄기 때문에 B-2A 스텔스폭격기에 대한 엄호 임무 뿐 아니라 북한의 대공감시 레이더를 무력화시키며 폭격 할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다.
가장 먼저 미국 본토 또는 괌에 전진 배치된 B-2A 스텔스 폭격기가 발진, 한반도로 출동해 일본 오키나와의 가네다 기지에서 이륙한 F-22A 전투기의 엄호를 받으며 평양 상공에 진입한다. F-22A는 B-2A에 대한 호위 임무와 더불어 강력한 전자전 능력을 이용해 평양 일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신형 지대공 미사일 KN-06을 제압하는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F-22A가 평양의 방공망을 잠재우면, 다수의 B-2A 스텔스 폭격기들은 김정은과 북한 지도부가 은거한 지역을 강력한 벙커버스터를 이용해 동시다발적으로 폭격해 초토화시킨다. B-2A 폭격기에는 철근 콘크리트를 60m 이상 관통할 수 있는 GBU-57 벙커버스터가 2발 탑재되며, 필요할 경우 B61-12와 같은 정밀유도 전술핵폭탄도 동원될 수 있다. 미군이 김정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만 있다면, 이러한 공습에서 김정은이 살아남아 탈출에 성공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미군 스텔스 전투기들이 공습을 마치고 평양 상공을 빠져나갈 무렵, 평양 시내 주요 전략거점에 대한 대규모 미사일 공격이 퍼부어진다. 한국군 탄도미사일 수백여 발과 순항미사일 수백여 발, 그리고 해상에서 발사된 미군 토마호크가 평양 하늘을 뒤덮으며 노동당과 북한군 주요 시설을 초토화시킴으로써 북한의 뇌수는 완전히 제거되고, 북한군은 마비상태에 빠진다.


항공모함에 착함 중인 미해군의 F/A-18 전투기. 미국의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F/A-18전투기 48대를 탑재하고 있는 움직이는 전투비행단이다. 미군은 현재 이 항공모함 2척을 동아시아에 배치해 놓고 있다.
평양의 지도부가 제거되면 EA-18G 전자전기가 나서 KN-06과 SA-5 등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을 무력화시켜 하늘 길을 열고, 남한 전역과 일본 요코타, 이와쿠니 기지와 같은 지상기지는 물론 한반도 인근에 전개한 로널드 레이건, 칼 빈슨 등 2척의 항공모함에서 대규모 전투기가 출격한다. 최근 한반도 인근 미 공군과 해군·해병대 항공전력이 대대적으로 강화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00~400대 이상의 전투기가 동시에 북한 전역을 공습하는 대규모 작전이 펼쳐질 수도 있다.

이들의 목표는 북한 전역에 산재한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TEL)와 미사일 격납고다. 최근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이 “화살을 막는 것보다 궁수를 제거하는 것이 낫다”는 발언을 한 것은 미사일이 대량으로 발사되기 전 발사대를 파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한미연합군은 투입 가능한 모든 전투기와 폭격기는 물론, 바다에서 대량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퍼부어 북한 미사일 발사 차량과 시설을 최대한 신속하게 파괴할 것이다. 북한군 현장 지휘관의 독단적 판단에 의해 발사된 일부 미사일들은 동해와 서해에 배치된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들이 발사한 SM-3 미사일에 의해 일찌감치 요격될 것이므로, 북한군은 과거 이라크군과 탈레반군이 그러했듯 의미 있는 반격조차 하지 못하고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WMD 제거 후 UN 주도 안정화 작전


오하이오급 잠수함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발사관들. 오하이오급 잠수함은 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무려 156발이나 장착하고 있는 움직이는 미사일기지다.
대규모 공습에 의해 미사일 전력이 초토화되면, 항공모함과 대형 강습상륙함에서 발진한 전투기와 공격헬기들의 공중 엄호를 받으며 대규모 특수부대와 해병대 병력이 투입된다. 이를 위해 현재 한반도 근해에는 4만t급 강습상륙함인 본험리처드를 중심으로 한 원정타격전단(ESG)가 전개되어 있고, 포항에도 다수의 미 해병 항공부대가 배치되어 있다.

우리 군 특전사와 UDT/SEAL, 미군 특수부대는 북한 각지의 WMD 보관시설에 침투해 시설 내 보관된 WMD를 파괴 또는 회수하고, 한미연합해병대는 특수부대가 작전을 벌이는 동안 북한군 경비병력 및 증원부대를 저지하며 외곽에서 침투부대를 지원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특히 전략잠수함 건조시설과 SLBM 시험장 등 상당수의 전략시설이 집중되어 있는 강원도 원산의 경우에는 일정규모 이상의 상륙작전이 이루어질 배제할 수 없다.

핵과 WMD 제거 임무에는 중국군도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점차 통제 불능으로 치닫고 있는 북한을 자국 안보에 위협이 되는 국가로 규정한 바 있고, 지난해 11월에는 미국과 난민통제 및 인도적 지원에 대한 실무회의와 실제 병력을 동원한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또 함경북도 온성군을 마주보고 있는 카이산툰 지역에 기계화부대를 전진 배치하고, 북한 지역으로 들어가는 주요 축선의 고속도로와 철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유사시 북한 영내에 신속하게 지상군을 투입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 북부 지역의 WMD 제거 및 회수작전과 더불어 친중(親中)정권 수립에 대한 노력을 하려 할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제거된 후 친미정권이 들어서게 되면 중국의 안보에 큰 저해요소가 된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에 신속하게 북한에 들어와 친중 정권을 세우고 북한 북부지역에 대한 군사적 통제권을 가지며 한·미와의 전략적 완충지대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다.

북한 지도부와 대량살상무기가 제거되고 나면, 북한 영내에 한미연합군 지상군과 중국군뿐만 아니라 UN군 자격으로 파견된 다국적군 부대가 진입해 북한군에 대한 무장해제와 더불어 안정화 작전을 전개하게 될 것이다. 미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안정화 작전의 어려움을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북한을 여러 권역으로 나누고, 여기에 한국군과 UN군 등 여러 국가의 병력을 투입해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리영호 총참모장 숙청 이후 김정은에 대한 반감이 적지 않은 북한군 원로 그룹이 UN군에 적극 협조한다면 북한 지역의 안정화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통일 문제와 김정은 정권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공은 이미 강대국들 손에 넘어갔다. 지금 우리나라가 할 일은 대북 군사작전 이후 살아남은 김정은 잔존 일당이 주도하는 사이버 공격이나 테러, 국내 일부 불순세력과 연계한 사회 혼란 조성 시도를 조기에 차단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 그리고 전후 온전한 통일과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반도 정세 관리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지혜로운 전략을 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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