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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통계 얼마나 믿을 수 있나

곽복선(郭福墠) 경성대 중국학과 교수 |입력 2016-09-24 01:09
매 분기마다 분기가 끝난 다음달 15일이 되면 중국통계국에서 전 분기 경제성적표를 발표한다. 중국은 물론 한국의 언론도 중국 경제성적과 전망을 주요 기사로 보도할 정도로 이제는 관심이 크다. 우리나라 수출의 1/4, 해외투자 우리기업의 40%가 중국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경제성적표는 연초에 통계국이 미리 정한 날짜에 어김없이 발표되고 있어, 중국비즈니스를 하는 우리기업들이 중국경기나 시장상황을 적시에 판단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또 중국통계국의 경제통계발표는 선진국들보다도 훨씬 이른 시기에 발표되고 있다. 적어도 통계발표에 있어서 중국은 더 이상 ‘만만디(慢慢的)’가 아닌 ‘콰이콰이디(快快的)’인 셈이다.

◆ 통계 발표 ‘만만디’에서 ‘콰이콰이디’로

중국의 역대왕조들은 통치해야 할 거대한 규모 때문에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빠르고 정확한 통계데이터의 수집과 유지를 추구했지만 사실상 이는 불가능하였고 대부분이 실패했다. 오죽하면 ‘만력15년’, ‘중국대역사’를 쓴 저명한 재미역사학자 레이황(黃仁宇)이 중국이 숫자적으로 국가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날, 중국이 날아오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겠는가? 유사 이래 청(淸)왕조까지 중국의 중앙은 각 지방에 거시적인 통치원칙(schematic design)과 의무조세액 등 기본적인 요구사항만을 내려 보냈고, 지방 정부는 현지사정에 따라 이를 변용해서 운영하였다. 공산당이 정권을 잡고 나서도 상당기간 선진국같이 제대로 된 통계데이터를 가지고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는 광대역으로 연결된 전국적인 전산망과 통계조사기법의 발달로 숫자적 관리가 가능한 국가로 바뀌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 전역을 2020년까지 광대역으로 연결하는 ‘광대역 중국(寬帶中國)’프로젝트를 2012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중앙정부 홈페이지(국무원 홈페이지), 직할시 정부, 성(省) 정부는 물론 우리의 지방자치단체에 해당하는 291개의 지급시 정부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2015년 수치를 담은 경제통계는 물론 최근의 경제데이터까지 올려져 있다. 각 지방정부의 기본적인 경제데이터까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대로 들어선 셈이다.

◆ 통계 정확성은 여전히 의문…서방분석가 “믿을 수 없다”

그동안 서방의 수많은 경제분석가들은 중국정부통계가 발표될 때마다 정확성에 의문을 제기하곤 하였다. 심지어 중국정부가 숫자를 조작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까지 대두될 정도였다. 중국정부의 신속한 통계발표는 우리기업이 중국경제의 동향을 적시에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 통계가 얼마나 정확한지 의문이 드는 때도 적지 않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다국적기업들이 중국경영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분야 중 하나가 통계데이터를 포함한 정보의 정확성과 비교를 위한 데이터형식의 연속성 부족이다.
◆ 지방정부 데이터, 보통 7% 내외 과다 계상

중국 총리실인 국무원이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지방정부의 통계수치 부풀리기는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정부의 국내총생산(GDP) 통계와 지방정부의 국내총생산통계의 불일치가 이러한 현상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이론적으로 보자면 대만 홍콩 마카오를 제외한 중국 31개 성(省)의 지역총생산(GRDP)을 합한 수치는 중앙정부가 발표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수치와 일치해야 한다. 그러나 두 수치를 비교해 보면 그 오차가 상당히 큰 편이다. 지방정부 발표 수치합계가 중앙정부 발표 수치를 훨씬 많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오차는 중국 GDP의 7%에 이른다. 지난해 중국 GDP는 67조6708억 위안(약 11조61억 달러)으로 지방 통계를 합한 수치보다 6.9% 적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7600억 달러에 이른다. 이러한 수치는 우리나라 GDP의 절반에 이르는 수치다.

◆“실적 쌓고 보자” 지방 지도자들, 너도나도 ‘부풀리기’

원인은 지방정부의 경제실적 부풀리기다. 지방정부 지도자들이 자신의 업적 쌓기를 위한 허위 계상인 셈이다.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이렇게 부풀려진 통계수치는 외국인 투자유치에도 유리하기 때문에 지방 정부는 가급적 수치를 올리려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기업으로서는 진출지역에서 발표되는 통계수치들을 사용할 때 5~10% 가량 과대 계상되어 있다는 것을 감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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