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박영대의 문화로 보는 중국인

중국 예술품 경매시장에서도 우뚝!

박영대(朴永大) 전) 초대 북경문화원장 |입력 2017-01-31 23:01
  중국예술품경매시장은 미국, 영국과 함께 세계 3대 시장 중 하나다. 2015년 총 낙찰금액 49억 달러로 세계예술품경매시장의 30%를 차지했다. 62억 달러로 1위를 차지한 미국 다음으로 3위 영국(29억 달러)과 차이가 크다. 중국예술품경매시장의 대표적 평가기관인 AMMA (Art Market Monitor of Artron : 雅昌藝術市場監測中心)와 프랑스 Artprice 가 공동으로 집계한 『2015년 세계예술시장 보고』통계다. 경제적으로 세계 2위로 우뚝 선 중국이 이제는 예술품 시장에서도 세계를 주름잡는 공급자이자 소비자가 된 것이다.

◆ 예술품 경매시장, 중국 미국 이어 2위 우뚝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의 예술품경매업체는 80여 개다. 이 중 40억(약 6800억 원·1위안=약 170원) 위안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한 업체는 5개다. 베이징바오리(北京保利) 56억 위안, 베이징쾅스(北京匡時) 48억 위안, 홍콩수푸비(香港蘇富比) 45억 위안, 홍콩쟈스더(香港佳士得) 45억 위안, 중국쟈더(中國嘉德) 44억 위안이다. 베이징쾅스(北京匡時), 중국쟈더(中國嘉德)는 지난해 하반기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25%, 25% 실적이 올랐다. 그러나 홍콩수푸비(香港蘇富比)가 13%, 베이징바오리(北京保利)가 3%의 실적 하락을 기록하면서 시장 전체적으로는 최근 5년간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예술품경매시장은 크게 고서화, 도자기, 현대미술품 등 3개 분야로 나뉜다. 그 중 1개 작품 가격이 3억 위안을 넘는 것은 고서화나 자기 등 대부분 고대 예술품이다. 그렇지만 최근에 현존하는 중국작가들의 작품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이미 세계 현대미술시장에 대단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의 작품이 중국은 물론 세계 미술시장을 좌우할 가능성이 커졌다. 

2002년부터 중국 부호의 순위를 매겨온 후룬연구원(胡潤硏究院)은 2008년부터 매년 봄, 전년도 중국예술품경매시장을 분석하여 후룬예술방(胡潤藝術榜)을 발표한다. 이 방은 전년도 경매된 작품 중 현존하는 작가의 작품가액을 조사하여 총액기준으로 1위에서 100위까지(2010년까지는 50위)의 명단을 순위, 총 낙찰금액, 총매출건수, 등락폭, 연령, 출생지, 현거주지, 국화(國畵), 유화(油畵), 기타(當代藝術 등 종류별로 발표한다. 

이를 근거로 올해 중국 미술시장의 핵심 관심사 3가지를 예측해보고자 한다.

◆ 국화(國畵·중국화)는 유화(油畵)의 벽을 넘어설 것인가.

국화(國畵)라는 말은 중국의 전통회화양식을 가리키는데 한(漢)나라 때부터 사용됐다. 중국을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한 한(漢)나라 사람들이 중국(中國)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고 자신들의 그림을 중국화(中國畵)로 부르다, 줄여서 국화(國畵)로 부르게 된다. 반면에 유화(油畵)는 일반적으로 서양화(西洋畵)를 뜻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1980년대부터 동양화(東洋畵)대신 한국화(韓國畵)라고 쓰며, 유화(油畵)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서양화(西洋畵)를 뜻한다.

중국정부가 사용하는 공식 연표(年表)는 중국 근대(近代)의 시작을 1840년, 아편전쟁(鴉片戰爭)으로 표시한다.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하던 중국이 서양의 발달된 문명 앞에 무릎을 꿇었던 이 사건을 중국이 찬란했던 고대(古代)를 끝내고 어쩔 수 없이 시작하게 된 근대의 시작으로 본 것이다. 그 이후 서양은 중국에게 근본적으로 극복의 대상이 된다. 미술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시세에 따라 서양의 미술을 받아들였지만 한편에서는 늘 극복해야할 경쟁자가 바로 서양의 미술이었다. 21세기 들어 세계경제의 무시할 수 없는 한축으로 성장한 중국은 문화예술에서도 도약을 꿈꾸게 된다. 이런 꿈을 중국인들의 눈앞에서 가능한 현실로 보여주기 시작한 분야가 바로 미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술 그 중에서도 중국미술, 즉 국화가 서양화를 대표하는 유화와 어떤 형세를 유지하고 있는가에 대해 중국인들의 관심은 아주 특별하고 크다. 


2007~2015년 국화(國畵), 유화(油畵) 낙찰가 100위('10까지 50위) 내 작가 현황
(단위: 명)
자료: 후룬예술방(胡潤藝術榜)

표를 보면 국화의 비율이 2011년을 기점으로 50%를 넘어서 계속 증가하다가 2015년 다시 감소한다. 전체 작가 수 비교에서는 국화작가가 368명으로 총 700명 중 52.6%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의 경우 국화작가가 70명으로 25명에 불과한 유화작가의 2.8배로 이전의 약세를 완전히 뒤집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2015년 다시 국화작가 수가 51명 수준으로 대폭 하락한 것은 중국 문화예술계 입장에서는 불안한 결과다.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중국예술품경매시장의 불황이 결국 국화에 대한 수요의 급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지 중국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통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9년 연속 100위권에 이름을 올린 작가는 16명이다. 그 중 국화작가는 5명, 유화 작가는 10명이다. 1명은 조각 분야다. 여전히 지속적인 100위권에 들어가는 사람은 유화가 많다는 얘기다. 


2011~2015 총 낙찰가 상위 10위권 진입 현황
(단위: 명)
자료: 후룬예술방

최근 5년간 총 낙찰가 상위 10위권 진입 화가를 분석하면 국화가 30명으로 60%에 이른다. 유화는 19명, 조각은 1명이다. 따라서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의 국화가 갑자기 두드러진 신장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판쩡(范曾), 수이치엔완런우왕이(雖千萬人吾往矣)


◆ 연간 총 10억 위안 작품 판매, 현존 작가 나타날까

현존하는 작가가 1년에 경매시장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10억 위안 이상 판매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2007년부터 9년간 총 낙찰가에서 연간 최다를 기록한 작가는 국화 작가 판쩡(范曾)이다. 2010년부터 2년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아슬아슬하게 10억 위안을 넘지는 못했다. 같은 기간 2위를 기록한 작가는 국화 작가 추이루줘(崔如琢)다. 2014년에 4.7억 위안으로 1위를 한 뒤 2015년에는 크게 늘어난 7.9억 위안으로 다시 1위를 차지했다. 역대 기록 3위에서 처음으로 유화 작가를 볼 수 있다. 정판즈(曾梵志)는 2013년 유화작가로는 처음으로 5억 위안으로 1위를 차지한다. 2015년까지 9년간 1위를 차지한 작가 중에서 유화 작가가 5명으로 국화보다 약간 많다. 하지만 총 낙찰가의 합계에서는 오히려 국화가 25.9억 위안으로 18.7억 위안인 유화를 크게 앞질렀다. 


2007~2015년 총 낙찰가 최다 작가 명단 
‌(단위: 억 위안) 
자료: 후룬예술방 및 AMMA

연간 총 낙찰가 10억 위안 작가의 탄생과 관련하여 올해 3월경 발표할 2017후룬예술방 에서 주목해 보아야 할 작가가 국화 작가 추이루줘(崔如琢)다. 2014년과 2015년 발표에서 연달아 1위를 차지한 추이루줘는 2016년에도 1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2016년 봄 바오리홍콩(保利香港)경매에서 2013년 작품 페이쉐반춘 징신(飛雪伴春 鏡心)이 2.57억 위안에 판매됨으로써 현존작가 중에서는 물론 고대 작품을 모두 포함하여 1위를 기록했고, 가을에도 같은 바오리홍콩(保利香港)경매에서 2016년 작품 치우펑야오산 징신이 1.21억 위안을 기록, 현존 작가 중에서 역시 1위를 기록했다. 후룬예술방에 오르는 국화작가 1인의 연평균 판매 작품 수가 100편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지난해 총 낙찰가에서 이 작가가 10억 위안 이상을 기록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유화작가의 경우는 연평균 판매 작품수가 30편 전후로 상대적으로 적다.
추이루줘(崔如琢),페이쉐반춘 징신(飛雪伴春 鏡心)


◆ 작품 가격 3억 위안 현존 작가 탄생할까

지난해 말까지 자료를 종합해 보면 아직까지는 낙찰가 3억 위안을 돌파한 작품을 그린 현존작가는 탄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미술시장이 100% 경매시장을 통해서 작동되지는 않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거래를 통해 이 기록이 깨졌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 알려진 범위 내에서는 작품 가격 3억 위안을 넘어선 중국의 현존 작가는 없다고 본다. 올해 봄 이후에 이런 초대형 중국 작가가 나타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존 작가의 작품 중 1억 위안 이상으로 평가된 첫 작품은 2011년 1.01억 위안에 판매된 추이루줘의 성스허펑(盛世荷風)이다.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도 2016년 2.57억 위안에 판매된 같은 작가의 페이쉐반춘 징신(飛雪伴春 鏡心)이다.

아래 표를 보면 2011~ 2016년 중 2012년을 빼면 매년 작품 당 최고가격이 오르고 있다. 2011년 1.01억 위안이던 최고 작품가액이 지난해엔 2.57억 위안으로 크게 상승했다. 눈여겨볼 대목은 6년 중 4년을 추이루줘의 작품이 최고가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런 추세에 미뤄볼 때 올해 추이의 작품이 3억 위안을 돌파할 가능성은 적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추이루줘, 성스허펑(盛世荷風)

‌2011~2016년 최고가 작품 명단
자료: 후룬연구원(胡潤硏究院), A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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