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중 양국인의 눈

“협조 강화”(中)와 “소통 유지”(韓)의 비밀

[중국인의 눈] G20 한중 정상회담을 보고
리융(李勇) 중국지질대 전임 강사|입력 2016-09-08 18:09

지난해 9월 3일 장엄하고 엄숙한 천안문 광장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이 중국 인민의 항일전쟁 승리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을 관람하였다. 리듬이 뚜렷한 군인들의 행진소리에 양국 정상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양국의 관계도 군인들의 발걸음처럼 힘찼다.


◆1년 전 의기투합했지만….

1년 남짓 지난 올 9월 5일 서시(西施,중국 고대 4대 미인 중 한 명)처럼 아름다운 서호(西湖) 옆에서 시 주석과 박 대통령이 다시 만나게 되었다. 전날의 서호는 마치 시화(詩畵)의 분위기와 정취가 듬뿍 드리웠다. 하지만 이날 양국 정상은 서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조용하게 감상할 기분이 아니었다. 되레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항저우(杭州)로 흘러드는 8월의 첸탕(钱塘) 강처럼 포효처럼 파도가 밀려들었다.
중국 고대 4대 미인 중 한 사람의 꼽히는 서시.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호색한인 오왕 부차가 결국 서시에 빠져 정사를 게을리한 나머지 월나라에 멸망당했다는 얘기가 전해내려온다.
◆시 주석, 과거 공동 투쟁 회고…한국 측 협조 희망

시 주석은 우선 1930년대 한국 임시정부가 항저우에 3년 머물렀으며 양국이 함께 반(反) 제국주의를 위해 함께 투쟁한 사실을 회고했다. 시 주석은 중국이 한국에 대한 소통이 지속적이고 어렵게 쌓아온 우정과 협력을 아낀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지난해 9월 3일의 열병식을 정성껏 지지해준 사실을 직접 고맙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공동발전 실현과 지역평화 촉진은 양측의 영원한 이익의 교차점”이라며 “지난해 양국 사이에 이루어진 성실과 협력을 상기해주길 바란다”고 박 대통령에게 주문했다.

◆사드 앞에선 양국 정상 물러설 여지없어


시 주석의 발언은 확실히 겨냥하는 바가 있다. 이날 공식 회담에서 시 주석은 여전히 협력의 긍정적인 면을 한층 더 확대시키고 부정적인 요소들을 제어하여 사드배치가 양측의 협력에 초래한 장애를 빠른 시일 안에 극복하길 바라는 뜻을 전하였다. 시 주석은 특히 국내외 관심을 받고 있는 핫이슈인 사드 문제를 언급할 때 중국 정부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어디까지나 중국 대문 바로 앞에 사드를 배치하는 것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의 전반적 발언에 있어 현재 중국정부의 공식적인 태도는 상당히 개방돼 있어 협조와 소통을 특별히 강조하며 이번 G20 정상회의의 취지처럼 ‘혁신(創新) 활력(活力) 연계(聯動) 포용(包容)의 세계경제를 구축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경제발전이 최고 핵심 당면과제로 생각하는 중국에게 있어 구동존이(求同存異)로 중한관계가 장기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는 외부환경을 만들 수 있는 걸 희망한다. 그래서 한국과 의사소통 문제에 있어 중국의 태도가 너무나 명확하다. 그것은 바로 ‘협조 강화’이며 한반도의 전반 추세와 관계를 협조하고 중한양국 간의 평화와 안정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초를 창조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에게 있어서 기분이 아마 많이 복잡할 것으로 짐작한다. 지난해 열병식의 튼튼한 발걸음이 채 멀어져가기 전에 중한 관계가 첸탕 강의 밀물과 썰물처럼 기복이 심하다. 그는 중국과의 밀접한 관계를 원하지만 대국 사이의 바둑판에서 취사선택해야 할 수밖에 없다. 이밖에 북한의 생각과 행동은 날이 갈수록 변동이 심하고 불투명해지고 있어 박 대통령으로 하여금 즉각적인 격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 결국 자국 국토안전은 어느 나라건 핵심이익 중의 핵심이익이라는 것이다.

◆어정쩡한 추상적 미어(美語)로 끝난 회담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은 양국의 소통을 강화하고 화합(和諧)의 환경을 만들고 싶었지만 실제로는 몸과 마음이 따로 놀았다 각자 자신의 입장을 솔직하게 얘기했지만 소통은 미래의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중국 측의 입장은 너무나 명확하다. 즉 한국 측이 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길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 측은 아마도 미리 결정된 것이 있기에 태도를 많이 표명할 수가 없으니 ‘소통 유지’ 로 화답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첸탕 강의 거친 파도, 결국 바다로 돌아갈 것

한쪽은 ‘협조 강화’를 바라고, 다른 한쪽은 ‘소통 유지’를 밝혔지만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협조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서로 명확한 태도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사드는 계속해서 작지 않은 걸림돌이지만 양국 간의 발전은 (저장 성 제1의) 첸탕 강의 조석과 같을 것이다. 다시 말해 첸탕 강의 파도가 아무리 친다 한들 결국 바다로 돌아갈 것이고 남는 것은 약간의 눈 더미 같은 모래무더기에 불과할 것이다.
저장 성의 가장 큰 강으로 항저우로 흘러드난 첸탕 강. 높이 7, 8m에 이르는 8월 조수가 무섭기로 유명하다. 이를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뤄고 있다.

문장에서 사용된 시

낭도사(浪淘沙)
당나라 유우석(刘禹锡)

(첸탕) 강의 8월의 파도가 포효하게 덮쳐왔다.
몇 길 높이의 파도가 절벽에 부딪쳐 후퇴한다.
(하지만) 파도는 반드시 바다로 돌아갈 것이고
남은 건 하얀 눈 더미 같은 모래무더기에 불과할 뿐.

<중문 원본>

“加强协调”还是“保持沟通”

去年的九月3日,在壮观严肃的天安门广场,习近平与朴槿惠一同观看了纪念中国人民抗日战争暨世界反法西斯战争胜利70周年阅兵式,在节奏分明的脚步声中,两人颔首微笑,两国关系也一如士兵的脚步,铿锵有力。
今年的九月5日,在静美宛如西子的西湖边上,习朴再次相会,昨夜的西湖诗情画意,美轮美奂,但今天的两人却无静赏西湖之心情,而是直奔钱塘江,只见那“八月涛声吼地来”。
习近平在会谈中首先回顾了上个世纪30年代韩国临时政府在杭州驻留的3年,共同对抗法西斯的往事,明确表达出中国对与韩国的沟通是坚持的,珍惜来之不易的友谊和合作。虽然没有直陈对去年朴槿惠在北京鼎力支持阅兵仪式的感谢之情,但是希望朴槿惠能够念怀这去年的坦诚与合作,毕竟“实现共同发展、促进地区和平,是双方永恒的利益交集”。
习近平的发言颇有针对性,在官方如此正式的语言中,依然提出要扩大合作积极面,抑制负面因素,隐晦表态希望尽快能够克服萨德系统的部署给双发合作带来的障碍。在直接谈到萨德问题之时,特别是面对这一国内外关注的热点,中国政府的立场是明确反对,毕竟在中国家门口部署的导弹还是会伤害到中国的“核心利益”(习近平讲话原句)。
但就总体发言而言,当前的中国官方态度是非常开放的,特别强调协调和沟通,一如这次的会议主旨“构建创新、活力、联动、包容的世界经济”,在当前以发展经济为最核心任务的中国来说,非常愿意创造一个求同存异,能行稳致远的外部环境。所以在与韩国沟通的问题上面,中国的态度很明确,就是要“加强协调”,协调半岛的总体局势和关系,创造中韩和平稳定发展的基础。
但是就朴槿惠而言,估计心情是复杂的,去年士兵们健步前行的脚步声还未远去,中韩关系就如同钱塘江之潮波动起伏。她既希望与中国保持密切的关系,但是又不得不在大国的博弈中有所取舍。此外,朝鲜的想法和动作也越来越多变和不明朗,又让她不得不采取更多的应激反应。毕竟,国土安全是每一个国家核心利益中的核心利益。
所以也就呈现了此次会谈的局面,双方都有心加强沟通,创造和谐的环境,却又有些貌合神离,双方各自阐述完自己的态度,沟通更多地留待以后。中方态度明确,就等待韩方给予一些肯定的会议,但韩方估计早就心里有底,不能过多表态,只能回应“保持沟通”。
尽管一方希望能够“加强协调”,一方也表示会“保持沟通”,但是至于怎么沟通、怎么协调可能就一时也没有明确的想法。萨德还会是一个不小的磕绊,但是两国的发展还是会如钱塘江之潮“须臾却入海门去,卷起沙堆似雪堆”。

所用诗词自

浪淘沙
唐刘禹锡

八月涛声吼地来,头高数丈触山回。
须臾却入海门去,卷起沙堆似雪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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