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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G20 회의서 사드 강공 대신 미소 짓는다…왜?

우수근(禹守根) 중국 상하이 둥화(東華)대학교 국제문화교류대학 교수|입력 2016-09-03 02:09
시진핑 주석
[G20 항저우 회의 눈앞 긴급 특별기고]
 
◆중국, 대한(對韓) 사드 대응 고심

한국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고민도 큰 것 같다. 중국 현지에서 10여 년간 막역한 관계로 지내는 당국자들과의 만남 속에서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중국은 우리에 대해 ”언제, 어떠한 ‘반응’을 어떻게 보여야 할 지….” 고심하고 있는 것이 역력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던 당시 중국 정부의 반응은 매우 강경했다. “우리는 그 동안 우리가 공언해 왔던 것처럼 한국에 대해 ‘상응한 대응 조치’를 취해야 마땅하다!”는 강경론이 주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아니다, 지금은 아니다, 이 문제로 한중 관계 또한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는 시기상조론과 온건론도 만만치 않게 대두됐다.

◆G20, 사드 주요 의제 아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개최될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박근혜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나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시 주석은 사드 문제로 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이유만으로도 일단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맞아 줄 것 같다. 사드 문제 또한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로 다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현재 중국의 기본 외교 전략 중 하나인 “인지의진(仁至义尽, 남에게 인의를 다하여 최대한의 도움을 주다)”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지난 달 24일 일본에서 개최된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사드 배치 결정 당시 강경하기만 했던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우리에 대해 적잖이 달라진 모습을 연출했다. 그는 한중 사이가 원만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북한 핵 비난에 선뜻 동조하는 등 우리의 손을 선뜻 들어 주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며칠 뒤 북한이 SLBM을 발사했을 때도 중국은 북한을 비난하는 가운데 유엔은 신속하게 대북 비난 성명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하였다. 이 역시 중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현재의 중국은 우리에 대해 사드 문제로 인해 대립 각을 세우기는커녕, 오히려 우리를 “의식”하며 도와주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혁신, 활력, 연동, 포용을 구축하는 세계 경제”라는 이번 G20 정상회의의 주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중국이 회의의 주제 속에 “세계 경제”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은 이번 회의의 주된 범위를 경제 분야로 한정시키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이는 곧 현재의 중국은, 한중 간의 사드 문제, 중일 간의 영토 문제, 주변국과의 영해 문제나 미중 간의 정치적 갈등과 대립 등, 국제 정치 분야에서 다양한 갈등이 산적해 있고 이로 인해 지금은 이러한 골치 아픈 사안에 대해 가급적 회피하고 싶은 의중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 볼 때,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사드 문제를 중요한 화제로 삼지는 않을 것이다. “포용”이라는 미명 하에 한중 간에 다뤄야 할 많은 사안 중의 하나로 적절히 언급하는 선에 그치지 않을까 여겨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중국은 사드 문제에 대해 어떻게 나올 것인가? 우리의 우려와는 달리 “쿨하게” 넘어갈 것인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중국 항저우의 대운하 부근 사찰에 야간 조명이 켜져 있다. G20 정상회의는 오는 9월 4~5일 항저우에서 개최된다.

‌◆정치적 강경 유지, 경제적 현상 유지


중국 현지의 분위기를 고려할 때,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중국은 아직도 “사드 문제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강하게 견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조만간’ 다양한 대응 조치를 취하고 나올 것 같지도 않다. 중국에게 있어 우리는 유감스럽게도 “최우선적으로 대해야 할” 상대는 아니다. G2로 부상한 그들 앞에는 미국과 일본을 비롯하여 러시아와 인도 등등, 우리보다도 “훨씬 더 강한” 국가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당분간 중국은 우리에게 “정경 분리정책(Compartmentalization Policy)”을 취하고 나올 것 같다. 다시 말해 정치적으로는 강경하게 “사드 반대!”를 계속 주장하겠지만, 그 외의 분야에서는, 그렇게 강경하지는 않은 조치들을 취하곤 하는 가운데 현행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수준의 교류를 지속한다. 이를 통해 한중 관계가 급격히 틀어지며 중국의 또 다른 골칫거리가 되지 않도록 일단은 현상유지(status quo) 전략을 취하면서 더 다급한 상대들에 먼저 맞서려는 것이다.

◆중국의 현 유화책, 미래엔 강경책 돌아설 가능성

국제관계는 두말 할 필요도 없이, 일방적으로 베풀기만 하는 자선 관계가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인지의진만 해도 그렇다. 현재는 중국이 우리를 돕는 듯, 한미 관계 등도 고려해야 할 우리에게 친절하게 시간적 여유도 주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재 중국의 불리한 국제 정치적 현실을 감안한 차선책임을 잊어선 안 된다. 중국은 “한국의 상황을 지켜보다가 여의치 않게 되면….” 언제든지 강경한 대응 조치를 취하며 나올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예상보다 강경하지 않은 중국 측의 표면을 보며 “사드 문제는 끝!”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사드 배치 결정의 파장은 아직 중국 측의 사정으로 시작되지도 않았다는 현실을 직시, 사드와 관련된 파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온갖 지혜를 결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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