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국에서 살아보니…

한국과 중국 추석 이것이 다르다

장페이 군산대 국제교류원 중국어 강사|입력 2016-09-14 04:09
10년째 한국에서 생활하는 중국인 주부 장페이(張沛) 씨가 느끼는 양국의 추석은 어떻게 다를까? 전북 군산에 사는 장 씨가 추석을 맞아 중국의 창에 특별기고문을 보내왔다. 한국인과 결혼해 두 아들을 둔 장 씨는 군산대 국제교류원 중국어 강사다.

중국의 중추절 이야기

추석(秋夕)은 중국에서는 중추절 (中秋節), 추절(秋節), 퇀위안제 (团圆节)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른다. 그 중에서도 중추절 (中秋节) 이 가장 보편적인 명칭이다. 중추제는 춘제(春節·중국 설날), 단오절(端午節)과 함께 중국의 3대 전통 명절 가운데 춘제 다음으로 큰 명절이다. 중추절이라 불리는 이유는 예로부터 가을을 초추(初秋), 중추(中秋), 종추(終秋)로 나누는데 음력 8월 15일은 가을의 한가운데이기 때문이다.

◆ 항아분월(嫦娥奔月)의 이야기

중국 고대신화에서 중추절이 기원했다는 전설이 있다. 달이 신 상아(嫦娥)는 남편 후이(后羿 중국고대 하(夏)왕조의 국왕으로 활쏘기를 즐겨했다. )가 야박함을 원망하여 음력 8월 15일에 남편의 불로장생약(不老長生藥)을 먹고 달나라로 날아갔고 후이는 뒤늦게 후회하여 매년 음력 8월 15일 밤에 달을 보며 제사를 지내는 것으로 식구가 모두 모이기를 빌었다는 비참한 전설이 전해진다. 이때부터 인간 세상에서는 달에 제사를 지내면서 온 가정이 화목하기를 빌었다고 한다.
◆중추제의 풍습

최초 중국의 고대 제왕들이 가을에 달에게 제사를 지내는 예법(礼法)이 점차 민간에게까지 전해져 민간에도 달을 향 해 절하고 (拜月) 달에게 제사를 지내는 (祭月)풍속이 형성됐고 매년 중추절이 되면 사람들은 정성들여 만든 월병(月餠)을 차려서 달에게 제물로 바치고 제물을 바친 후에 온 가족이 그것을 나눠 먹는데 이것은 온 가족이 즐겁게 한자리에 모임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은 달에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월병을 먹으면서 밝고 둥근 달을 감상하고 등롱을 구경하는 풍습으로 바뀌었다.

◆ 대표음식 월병(月餠)

월병, 중국 남송시대부터 전해지는 과자로, 음력 8월 15일에 둥근 달의 모양을 상징해서 만든다. 밤 · 수박 · 배 · 감 등 둥근 과일과 함께 달에게 바쳤으며, 가까운 이웃과 서로 나눠 먹고 행복을 빌어주는 관습이 있었다. 재료는 밀가루, 라드(돼지기름), 설탕, 물엿, 달걀, 팥소, 말린 과일, 둥근 나무틀이 필요하다. 만드는 방법은 밀가루에 라드 · 설탕 · 물엿 · 달걀 등을 섞어 뜨거운 물로 반죽해서 껍질을 만들고, 안에 팥소 또는 말린 과일 등을 넣은 다음 무늬가 있는 둥근 나무틀에 끼워서 모양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표면에 광택을 내는 액(난황 · 설탕 · 캐러멜 등으로 만든다)을 바르고 굽는다. 우리가 추석에 송편을 먹듯 중국에서는 월병을 먹는다고 한다. 송편에 콩, 팥, 깨, 꿀 여러 가지 재료가 있는데 중국에서도 월병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인 술잔은 100% 채워야, 한국인은 80% 적당

중국에서 이 날을 표현하는 "月到中秋分外明“(월도중추분외명, 해석: 달이 가을의 가운데 오니 특히 밝도다)” 라는 구절이 있다. 구절은 명백한 과학적 이치를 담고 있다. 겨울은 춥기 때문에 집에 밖에서 달을 구경하기에 적당치 않고, 여름 하늘엔 항상 구름이 떠 있어, 달빛을 가릴 수도 있고, 봄날에는 바람이 많이 불기 때문에 오로지 하늘이 높고 맑은 가을의 8월 15일이어야, 달을 구경하는 가장 이상적인 시기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에는 술잔에 술을 가득 채우지 않고 8부 정도를 채우지만 중국인은 술잔에 술을 가득히 채워야 한다. 잔에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큰 실례가 된다. 첨잔을 해서라도 반드시 가득 채워 놓아야 한다. 달도 둥글고, 식탁도 둥글고, 음식을 담는 접시도 둥글고, 월병도 둥글고, 둥근 술잔은 가득 채워야 하고...

이런 것들은 원만(圓滿)함을 추구하는 중국의 민족성 발로가 아닌가 싶다.
한국의 중추절 이야기

◆추석의 유래

8월 15일 길쌈 내기를 해서 그 성과를 살펴 진 편이 술과 음식을 내놓아 이긴 편을 축하고 가무와 놀이로 즐겼으며 이를 ‘가배(嘉俳)’라 했다. 가배의 어원은 ‘가운데’라는 뜻으로 8월 15일이 한국의 대표적인 만월 명절이기 때문에 붙여졌거나, 오곡백과가 풍성하여 1년 가운데 가장 넉넉한 때라는 뜻으로 붙인 이름이라고 여겨진다. 한국에서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라는 말이 있다. 왜 그럴까? 추석은 여름처럼 덥지도, 겨울처럼 춥지도 않아 1년 중 가장 생활하기 좋고, 온갖 곡식과 과일이 무르익어 사람들의 마음이 가장 풍족한 시기이다. 그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우리는 좋은 날을 두고 이렇게 한가위에 빗대어 말하곤 한다. 음력 8월 보름, 가을의 한 가운데 위치한 ‘한가위’는 명절 중의 명절이다. 오곡백과가 가득한 계절인 이유로 온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한 해의 풍성함을 함께 즐기기에 딱 좋기도 하고요. 더위가 점차 물러갈 즈음인 선선한 날씨도 가족들과 둘러앉아 밤늦게까지 이야기꽃을 피우고 명절놀이를 즐기기 안성맞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갓 시집 온 며늘아기의 얼굴처럼 둥글고 훤한 보름달이 떠오르면 손을 모아 소원을 비는 것도 추석의 즐거움 아닐까요. “5월 농부, 8월 신선”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추석이 속해있는 음력 8월(양력 9월)은 농사를 지어온 한국 민족에게 신선과도 같은 날이었다. 온갖 곡식과 이야기꽃이 풍성한 명절, 추석. 그 추석만큼 이야기도 풍성하다. 왜 우리는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할까?

추석(秋夕)은 가을저녁, 가을의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란 뜻이다. 중추절(仲秋節) 혹은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 불리는 추석은 ‘가을의 한가운데’, ‘가을 중의 가을’입니다. 추석이 지금의 명절로 자리한 유래는 많이 전해오지만, 그 중 <삼국사기>에 전해오는 ‘길쌈 이야기’가 가장 유력하게 인정받는다. 신라 유리 이사금 9년, 왕이 왕녀 두 사람에게 마을 내의 여자들을 거닐게 하여 편을 짜고 길쌈 대회를 개최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7월 16일부터 날마다 마당에 모여 길쌈을 했는데 진편이 음식을 장만하여 이긴 편에 사례하고 모두 노래와 춤을 추며 축제를 벌였다고 한다. 이 시합이 8월 보름에야 끝났기 때문에, 이것이 명절로 자리 잡았다고 추정한다. 신라시대부터 세시명절로 자리 잡은 추석은 고려에서도 정월대보름, 한식, 단오 등과 함께 9대 속절(俗節)로 포함될 정도로 의미 있는 날이었다. 이는 조선시대까지 이어져 설날, 한식, 단오와 더불어 4대 명절이 되었다고 한다.

◆중추절의 풍속

한국 민족은 예로부터 농경민족이었다. 농사가 한 해의 먹고사는 문제를 결정지었기 때문에 농사 일정과 함께 삶을 꾸려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확기가 시작되는 시기의 보름 명절인 ‘추석’은 그렇기에 우리 민족에게 중요한 명절이었다. 둥그렇게 꽉 찬 달 ‘만월’은 농민들에게 풍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확하기 직전 알이 꽉 찬 곡식처럼, 누렇게 환히 뜬 달은 농민들에게 올해 농사도 풍작이라는 상징이다. 또한 ‘달이 차면 기운다’는 말이 있듯, 둥근 보름달은 어느새 반달, 초승달, 그믐달, 그리고 삭으로 기울기 마련이다. 이처럼 달의 모습이 변화하는 것은 농사의 순환과도 닮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달에게 소원을 비는 것 아닐까? 각자의 소원은 다르겠지만, 추석을 맞는 옛 농민들의 소원은 ‘올해도, 내년에도, 우리 가족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풍년’이 아니었을까? 달을 닮은 송편을 빚어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성묘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을 거로 추정한다. 올해 농사에 대한 감사를 드리며 다음 해의 풍작을 부탁드리는 마음 말이다. ‘가을 맛은 송편에서 오고 송편 맛은 솔내 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가을의 명절인 추석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하면 송편이지요. 송편은 쌀가루를 반죽한 뒤 깨, 밤, 대추, 계피가루 등을 소로 넣어 빚어 만든다. 송편을 찔 때 솔잎을 한 가득 넣고 함께 찌기 때문에 송편 맛은 솔내에서 온다는 말이 나온 것 아닐까?

◆예의와 격식을 갖춘 차례 상차림

그럼 본격적으로 차례상을 차리는 법을 알아보자. 조상의 사진이나 지방을 놓는 자리인 ‘신위’를 기준으로 상차림을 알아보자. 상차림을 앞두고 먼저 음식을 준비한다. 밥, 국, 숭늉은 신위 수(모시는 조상 수)대로 준비한다. 보통 추석에는 송편으로 대신한다. 술과 ‘청장’이라 불리는 간장, ‘편’이라 불리는 떡, ‘탕’이라 불리는 찌개를 비롯해, 부침개(전), 구이(적), 포(어포, 육포 등의 말린 고기), 식혜, 나물, 김치, 과일 등도 필요하다. 술은 아무거나 되는 것은 아니고, 맑은 것이어야 한다. 부침개는 고기전과 생선전 등 보통 다양하게 준비한다. 모든 음식에는 마늘이나 고춧가루, 파 등 향신료를 쓰지 않고 간장과 소금만으로 조리한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추석 인사말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풍요로운 한가위가 되길 바랍니다.”

“중추절(중추가절),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한가위 보내세요.”

“둥근 보름달 보며 소원 꼭 성취하시길 바랍니다.”
위로가기